달러 금리보다 강한 건 무엇인가 — 글로벌 원자재 리턴의 비밀
글로벌 자금의 흐름은 언제나 ‘달러’에서 시작된다
달러는 여전히 세계 금융의 중심이다. 미국의 금리 정책은 전 세계의 투자 흐름을 좌우한다. 달러 금리가 오르면 신흥국 자금이 빠지고, 달러 약세가 오면 다시 위험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시장이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보통 이론적으로는 달러 가치가 오르면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다. 원자재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한 수요·공급의 경제학을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구조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 금리가 밀리지 못한 이유 — 인플레이션의 ‘재점화’
미국은 금리를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꺼지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원유, 구리, 곡물 같은 필수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수요 회복이 아니라, **‘공급 제약형 인플레이션’**이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공급 불안
-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리스크
-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이런 요인들이 달러 금리보다 강한 ‘실물 리턴(Real Return)’의 근원이 되고 있다.
결국 자산 시장은 숫자가 아닌 ‘실물’을 기준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징후
최근 국제 구리 가격, 리튬, 니켈, 우라늄 같은 에너지 전환 핵심 소재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테슬라,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산업이 확장될수록, 관련 원자재의 가치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미래 자산’으로 변모하고 있다.
실제로 IMF 통계에 따르면,
- 2020~2024년 사이 글로벌 원자재 가격은 평균 35% 상승
- 같은 기간 주요 통화 대비 달러는 약 20% 강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수익률이 더 높았다는 건, **달러 금리보다 강한 ‘실물 가치의 복귀’**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원자재 ETF로 보는 글로벌 리턴 구조
개인 투자자에게 원자재 직접투자는 어렵지만, ETF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 DBC (Invesco DB Commodity Index Tracking Fund)
- PDBC (Invesco Optimum Yield Diversified Commodity Strategy)
- GLD (SPDR Gold Trust)
- USO (United States Oil Fund)
가 있다.
이 ETF들은 각각 에너지, 금속, 농산물 등 다양한 상품을 추종하며, 달러 금리와 상관관계를 벗어난 리턴 구조를 보인다. 즉, 금리가 올라가도 수익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역(逆)금리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 — 돈의 가치보다 ‘실물의 희소성’
과거 금융시장은 금리와 환율의 게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급망과 자원 확보의 게임으로 바뀌었다.
미국의 금리가 아무리 높아도,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가 원유를 자극하면 시장은 달러 대신 배럴을 본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있어도, 전기차 생산 확대가 구리를 끌어올린다.
이제 시장은 달러 금리보다 **“실물의 한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 아니라, 자원 패권 경쟁의 신호다.
‘달러 금리보다 강한 리턴’을 만드는 세 가지 축
-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
- 전쟁, 제재, 공급 차질이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을 넘어 구조적인 가격 상승을 만든다.
- 그린 전환과 에너지 리밸런싱
- 석유에서 리튬, 코발트, 니켈로의 이동. 새로운 산업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
- 글로벌 공급망 재편
- 각국이 자국 내 자원 확보에 나서며, 원자재의 유통 구조가 단순 수입·수출 단계를 벗어난다.
이 세 가지 요인은 단순히 금리나 통화정책으로 제어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자재는 여전히 **‘비금융 자산 중 가장 금융적인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
- ETF 분산 투자
- 금, 구리, 원유 등 각기 다른 상품 ETF를 섞어 리스크를 줄인다.
- 달러 강세에 따른 변동성 대응
- 원자재 ETF는 달러에 노출되므로 환율 리스크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 장기 관점 유지
- 단기 가격 변동보다, 공급 부족 구조가 해소되기 어려운 현실을 본다.
결론 — 달러 금리의 시대를 넘어, 실물의 리턴으로
지금 글로벌 시장은 단순한 금리 싸움을 넘어 **‘실물 가치 회귀기’**에 들어섰다.
금리로는 통제되지 않는 원자재의 움직임, 이것이 바로 글로벌 리턴의 핵심이다.
결국 투자자는 숫자가 아닌 ‘현실’을 봐야 한다.
통화정책보다 빠른 건 공급의 한계,
달러보다 강한 건 자원의 희소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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